[Issue+] 세계 속의 K-수직농장, 현황과 전망은(2025.02.21_농수축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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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3-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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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세계 속의 K-수직농장, 현황과 전망은
우수한 첨단기술력으로 수출 날개...재배모델·인프라 부족은 해결과제
우리나라 산업용 LED와 냉난방 장치 세계최고 수준
고품질·저렴한 단가 혁신 포인트
수익성 있는 다양한 재배모델 개발해야

실내에서 재배환경을 완전 통제할 수 있는 수직농장은 기후변화 시대에 농업 생산이 불안해지면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유비엔의 수직농장 ‘버티(vert·i)’ 내부.
폭염, 극한호우, 폭설 등 기후변화가 불러일으킨 기상재해가 해마다 발생하면서 자연환경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인 농업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이례적인 봄철 냉해, 서리피해 등으로 사과와 배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어 가격이 폭등해 연일 화제가 됐으며 지난해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수급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재배 환경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면서 안정적으로 작물 재배가 가능한 스마트온실이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과거에는 높은 설치·운영비용으로 일부 극한지역에서만 운영된 수직농장이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 수직농장이 거둔 성과를 살펴보고 미래 가능성에 대해 전망해봤다.
# 기술발전과 기후변화로 주목받는 수직농장, 국내기업의 해외진출도 늘어
수직농장은 대체로 외부와 격리된 실내환경에서 인공광과 공조시스템 등을 활용해 빛과 온·습도를 포함한 재배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외부환경과 관계없이 사시사철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식물공장, 인도어팜(Indoor Farm. 실내농장) 등으로도 불린다.
수직농장은 1957년 덴마크에서 최초로 제안되고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줄곧 연구돼 왔지만 오랫동안 높은 생산비로 상용화되진 못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발광다이오드(LED)와 컴퓨터가 도입되는 등 수직농장 재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생산비 절감이 가능해졌고 특히 2010년대 이후 높아진 생활 수준에 따라 안전하고 기능적인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기후변화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직농장 시장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세계 수직농장 시장 규모는 2018년 22억3000만 달러에서 2028년 198억4000만 달러까지 성장해 연평균 24.6%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흐름에서 국내 스마트농기업들도 수직농장 수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직농장 업계는 총 8건, 1500만 달러 규모의 해외수주를 성사했다. 2020년 수주실적 460만 달러와 비교하면 수주액이 4년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수주 외에도 수직농장 운영에 필요한 솔루션, 기자재 등의 수출까지 고려하면 세계시장에서 국내 수직농장 기업이 거둔 성과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주 지역도 편중돼 있지 않고 중동, 호주, 북미, 일본, 동남아, 유럽 등 권역별로 골고루 퍼져있어 향후 시장 확장 가능성도 긍정적이다.
세계시장과 국내기업들의 낙관적인 성장 가능성에 정부도 규제개선과 신규 연구개발(R&D) 과제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농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농촌특화지구와 스마트농업육성지구에선 농지전용 절차 없이 농지에서 수직농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으며 부처간 협력을 통해 산업단지에도 수직농장을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수직농장을 경영하는 농업인도 농업경영체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정부 정책지원 대상에도 수직농장을 포함시켰다.
나아가 농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지난해 말 총액 389억4800만 원 규모의 ‘케이(K)수직농장세계화프로젝트’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며 4년 9개월 동안 진행할 2개 내역사업, 7개 과제를 새로 발표해 국내 수직농장 업계를 들뜨게 했다.
특히 K수직농장세계화프로젝트에는 ‘K-수직농장 수출모델 개발’ 내역사업으로 도시국가 맞춤형, 동남아권 맞춤형, 북미권 맞춤형 등 237억5000만 원 규모의 3개 과제가 편성돼 있어 해당 국가나 권역에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수직농장 업체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 국내 농업의 우수성 바탕으로 우수한 기술력이 매력
세계시장에서 K-수직농장이 갖는 매력은 전자,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첨단기술은 물론 풍부한 재배경험, 품종 개발을 비롯한 농업기술 자체의 우수성에서 나온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윤좌문 쉘파스페이스 대표는 “결국 수직농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 효율화로 광원 장치와 공조 장치가 두 축을 이루고 있다”며 “딸기 재배를 기준으로 에너지 소비의 80%까지 차지하는 광원과 공조의 최적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산업용 LED와 냉난방 장치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요소기술 측면에서 기초체력이 튼튼해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는 조건은 갖춰졌다”고 말했다.
안은기 ㈜유비엔 대표도 “ICT는 우리나라가 네덜란드와 일본보다도 훨씬 앞서있는 수준으로 앞으로도 인공지능(AI) 적용 등 수직농장의 ICT 분야 응용 분야에선 계속해서 우리가 앞서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또 외국에서 우리나라 수직농장을 찾는 건 우리나라 농업 수준이 높고 딸기 등 품종이 우수하기 때문에 자기 나라에도 이를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출국인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국내 농업계가 양액재배, 환경제어 등 수직농장 기술과 연관된 재배경험이 풍부하고 전문가를 비롯한 인적·물적 인프라도 잘 갖춰져 수직농장 수주를 계기로 이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특히 앱하베스트, 에어로팜스, 바워리파밍 등 막대한 투자를 유치했던 미국의 유명 수직농장 스타트업들이 2023년과 지난해 잇따라 파산하면서 수직농장의 핵심은 결국 로봇, AI 등 화려한 첨단기술이 아니라 농업기술과 경영에 있다는 점이 부각돼 이 부분이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2314㎡(700평) 규모의 수직농장을 완공해 운영하고 있는 플랜티팜의 강대현 대표는 “중동의 수요자들은 미국, 유럽 등에서 파산한 수직농장의 어려움과 원인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수직농장이 중동 기후와 특정작물에 맞는 방식이라는 건 다들 공감해도 실질적으로 대형화·상업화한 실적은 별로 없다”며 “플랜티팜은 국내에서 바닥면적 1만6529㎡(5000평)의 수직농장을 상업적으로 운영하는 레퍼런스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해 기대를 가지면서 상담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다만 수직농장 재배와 경영이 활성화된 지 얼마 안되는 만큼 다양한 수익성 있는 재배 모델을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흔히 재배기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만 재배기술도 저절로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수직농장에서 재배를 많이 해봐야 노하우도 많이 나오는 법이다”며 “지금은 수직농장의 어떤 공간에서 어떤 작물을 재배할 때 어떤 환경을 유지하면 어떻게 좋다라는 모델이 명확히 없어 하드웨어 수준을 높이는 것보다는 기본적인 하드웨어만 충족한다면 재배기술을 매뉴얼화하는 것, 다시 말해 경제성 모델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수직농장을 건설하는 것과 거기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건 서로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이를 콜라보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강 대표도 “수직농장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수직농장만 지으면 제조업처럼 알아서 1년 내내 꾸준히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살아있는 생물을 키운다는 건 그런 일이 아니다”며 “수직농장 채소라고 해서 노지 채소보다 2~3배 가격을 지불할 소비자는 없고 수직농장 수주 국가들도 결국 농작물의 수입대체로 자국생산을 원하기 때문에 고품질이면서도 단가도 저렴한 것을 생산해야 한다는 게 혁신 포인트고 기존에 중동에 진출했던 해외 유수의 수직농장 기업들은 이 부분이 아쉬웠던 것”이라 강조했다.
# 현지 제도, 미비한 인프라 걸림돌, 혁신밸리를 수출하는 방법도
주요 수출권역인 중동과 동남아의 사업 관행과 인프라가 국내와 현저히 다르다는 점도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수직농장 기업들에게 부담이다. 사업 진행이나 대금 지급이 늦어지는 건 흔히 있는 일이고 전력·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도 많아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에서 수출기업 법률컨설팅, 현지시장 조사 등의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단순히 법률적인 문제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다양한 애로가 있다는 토로도 나온다. 가령 중동에 진출한 한 업체 관계자는 대금의 일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국제상사중재에 가게 되면 오히려 비용상 손해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강성민 한국스마트팜산업협회 부회장(케이에스팜 대표)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수출하는 것을 제안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20~40ha 규모의 부지에 교육, 연구, 생산 기능이 집적된 일종의 스마트농업 클러스터로서 국내에선 전북 김제 등 4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강 부회장은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해외에 진출한다면 해당국과 주변국이 교육과 연구를 그곳에서 진행할 수 있어 앞으로도 한국산 수직농장과 스마트온실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며 “스마트팜 혁신밸리 자체는 정부 간 혹은 기관 간 협의를 통해서 수주받은 국가에서 관리와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수주국의 부족한 경험과 지식은 네덜란드처럼 국내에서 인원을 파견·상주해 지원한다면 결국 한국형 스마트팜이 이식돼 국내 기업이 수출을 확대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말했다.
특히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같이 클러스터형 진출이 이뤄진다면 대규모 인프라 조성이 필요한 만큼 국내 대형 건설기업 등도 참여가 가능해져 사업 진행과 사후 관리에 있어서도 수출 당사자와 논의가 쉬워질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http://www.aflnews.co.kr)